수의학이란?

수의사는 동물과 인간의 건강과 복지에 이바지하는 전문직입니다.

수의학은 동물의 질병을 진단 및 치료하고 예방하여 인간과 동물 삶의 질을 향상 시키고, 산업동물의 건강을 감시예방하고, 생명과학 발전의 근간이 되며, 환경보존에 기여하는 등 우리사회의 광범위한 분야 발전에 꼭 필요한 학문 분야입니다. 현대사회는 수의학의 전통적인 역할 뿐만 아니라 식품위생과 안전, 생물학적 위해로부터의 보호방어, 인수공통 감염병에 대한 방어, 생물다양성의 보전 등 보다 다양한 분야에 수의학적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수의학은 인간, 동물, 환경의 접점에서 보다 많은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의사의 현황

국내에서는 매년 약 500명의 신규 수의사가 면허증을 취득합니다.

1947년 이래 현재까지 총 1만 7천명의 수의사가 배출되었습니다(2014년 현재).

이 중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며 임상 진료 업무를 담당하는 수의사는 약 43%. 국가 및 지방 정부의 공무원으로 일하는 수의사는 11%, 그밖에 약품 및 사료회사, 축산물 및 수산물 위생, 학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수의사의 다양한 업무와 진로

1) 임상 진료 수의사

의료전문직으로서 수의사는 동물진료를 담당하며 전문가 수련과정을 거쳐 내과, 외과, 산과, 안과, 피부과, 치과, 영상진단, 임상병리, 마취통증의학과 등의 세부 진료 분야를 담당할 수도 있습니다. 수의사는 꿀벌부터 포유류까지 다양한 동물종을 진료할 수 있으며, 대상 동물에 따라 소동물, 대동물, 야생동물, 수생생물, 특수동물, 동물원 수의사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대중에게 가장 익숙한 진료 수의사들은 여러 종류의 강아지와 고양이들을 돌보아 주는 반려동물 수의사입니다. 최근에는 햄스터나 기니피그와 같은 작은 설치류, 금붕어와 같은 어류, 조류, 파충류의 진료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점점 사회가 도시화, 산업화, 개인주의화 되면서 인간생활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반려동물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외국에서는 미니돼지, 조랑말, 원숭이 또한 많이 키우고 있으며 담비, 토끼, 저빌, 새앙쥐, 고슴도치, 이구아나, 뱀, 도롱뇽, 곤충, 달팽이, 게, 해파리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동물이 반려동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종류와 수가 많아질 수록 수의사들의 할 일은 더욱 늘어납니다.

 

도심외곽과 농촌에서는 소, 돼지처럼 덩치가 큰 가축을 대량으로 사육하는 농장들이 있지요. 이처럼 산업 동물을 다루는 수의사도 있습니다. 또 과천경마장과 제주경마장의 한국마사회에는 말들을 치료하는 전문 수의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각 수족관에는 수생생물을 치료하는 수의사도 있습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동물원이나 해양동물공원이나 생태보호구역에서 일하거나 동물 보호 시설, 동물 구조시설에서 책임을 다하는 특별한 업무를 수행하는 수의사들도 큰 보람을 느낍니다.

2) 공무원 수의사(국가공중보건 서비스/정책)

국가에 반드시 필요한 방역, 검역, 위생, 보건 업무를 담당하는 수의사들은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을 위해 김포공항에 가보시면 ‘검역은 제2의 국방이다’는 표어와 함께 검역업무에 종사하는 수의사를 보신 일이 있을 지 모릅니다. 이 분들은 농림축산검역본부라는 농림부 직속기관에 근무하는 분들입니다. 최근 대만에서 구제역이라는 무서운 돼지 질병이 발생하여 대만의 양돈산업을 전멸시켰던 일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실 것입니다. 현재 국내에도 구제역과 강독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여 국내 축산업을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이러한 해외의 동물 전염병이 국내에 유입되지 않도록 막는 첨병 역할을 하며 발생시 즉각적인 방역을 실시하는 것이 이 기관의 중요한 직무의 하나입니다. 그 외 우리나라에서 외국으로 수출하는 축산물과 국내에서 유통되는 축산물의 안전성을 검사하고 동물질병과 동물약품에 대한 연구를 하는 일을 담당하는 가장 큰 기관은 농림축산검역본부로 수백명의 수의사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그외 보건복지부의 국립보건안전연구원과 국립보건원, 환경부의 국립환경연구원, 농림부의 축산국과 축산기술연구소, 각 시도의 보건, 환경, 위생, 수의, 축산, 수산 관련 부서, 동물원 및 수족관 등에서 다수의 수의사들이 공무원으로서 일하고 있답니다. 특히, 최근에는 사람, 동물, 환경의 건강이 하나라는 One Health 개념의 도입으로 공중보건 분야 수의사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공중보건에는 또한 군대의 공중보건도 포함이 됩니다. 군의관이 있는 것처럼 군에는 수의장교가 있고, 여성수의장교도 있답니다. 수의장교들은 군인들에게 공급되는 모든 식품이 먹기에 안전한가를 검사하는 중차대한 역할을 군에서 맡고 있습니다. 또 수의장교들은 전염병예방을 위한 방역업무, 환경위생 검사업무와 군견, 군마 등의 동물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3) 공중보건 분야(식품위생 및 환경위생)

수의사는 동물들의 건강을 돌보아 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측면에서 사람의 건강한 삶 유지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습니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우유, 달걀, 치즈, 햄, 소시지 등등 우리는 많은 종류의 축산식품을 매일 매일 먹고 있습니다. 이런 식품들은 모두 동물에서 유래한 것들입니다. 동물들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전염병에 걸릴 수 있는데, 어떤 전염병은 동물에게만 전염되고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 것이 있는 반면, 어떤 전염병은 사람과 동물 사이에 쉽게 전염되는 것도 있습니다. 광우병이나 대장균 O157:H7, 살모넬라, 조류독감 같이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동물의 질병을 인수공통전염병이라고 하고, 이러한 인수공통전염병이 축산식품을 통하여 사람에게 전파되지 않도록 검사하는 중요한 업무를 바로 수의사가 하고 있습니다.

 

환경오염과 공해물질에 관한 연구에도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할 수는 없으므로 오염에 민감한 실험동물로 연구를 하며 환경오염의 지표로서 동물들이 사용됩니다. 특히, 환경호르몬 등 새로운 성격의 오염물질들은 짧은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지난후에야 사람에서 영향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더욱더 어려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Our Stolen Future’에서 저자는 환경호르몬에 의한 여러 가지 증상을 보여줍니다. 이들 물질에 민감한 동물들은 빠르게 반응을 보이는데, 독성과 약효 등의 평가 부분에 있어서 동물의 생태 및 의학적인 지식을 겸비한 수의사들의 역할은 막중합니다.

4) 생명과학 연구분야

수의사는 비교생물학과 의학적 지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응용 학문 분야에 진출합니다. 이 분야에서 수의사들은 관련분야의 연구자들과 협력하고 경쟁합니다. 특히, 수의사들은 신약개발, 줄기세포, 동물 복제, 의료 신기술 개발을 포함한 첨단 과학 분야의 발전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실험동물 분야에서 수의사는 인간의 질병을 대변할 수 있는 질환모델동물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에 공여하는 동물수 최소화, 동물고통경감, 동물실험 대체법(일명 3R)에 입각한 동물실험법을 적용하는 등 생명과학 발전에 빼놓을 수 없는 중추적인 업무를 담당합니다.

5) 교육과 연구

기초, 예방, 임상 수의학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교육 및 연구 경력을 쌓으면 국내외 수의과대학, 의과대학, 자연과학대학 등 관련 학계에서 일하기도 합니다. 세부전공에 따라서는 국공립 또는 민간 연구소에서 다양한 연구 업무를 담당하기도 합니다.

6) 산업계 및 기타

기업체에 취업하거나 회사를 설립하여 민간 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수의사도 많이 있습니다. 사람에게 사용하는 약을 만드는 제약회사나 동물약품회사에서 일하거나, 사료회사, 식품회사, 축수산 및 환경 관계 회사에서 능력을 발휘합니다. 또한 수의사는 축협중앙회나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나 공공기관에서 근무하기도 합니다.

 

수의사와 수의학의 가능성은 제한이 없습니다. 동물과 인간을 더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수의사 선배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