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의 활동

서울경마장 수의사 유승호씨/말과 눈빛으로 대화

동아일보 980811 24면(생활) 기획 864자

 

“말(馬)은 숨만 쉰다고 살아 있는게 아닙니다.힘차게 달릴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생명력’이 있는 것이죠.”

 

경기 과천시 서울경마장 수의사 유승호씨(29).96년 7월 마사회에 입사.경마 중 부상한 말들을 치료하고 보살펴 주는말들의 ‘슈바이처’격.

 

대학 4학년때 찾은 경마장에서 갈기를 휘날리며 달리는 말의 모습에 반해 ‘고양이와 개’를 돌보는 동네병원 개업을 포기.

 

“수의사는 말의 눈빛만 봐도 어디가 아픈 줄 알아야죠.”

 

수술대의 말이 마취에서 깨어 뒷발로 걷어찰 때면 ‘스치기만 해도’ 의료진은 중상. 말과 친해지기 위해 사내 승마 서클에 가입,단체대회에서 입상도 한 ‘애마(愛馬) 총각’

시각장애인 안내견 키워줄 후원자 모집

한겨레신문 960428 11면(생활) 뉴스 559자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함께 길러봅시다!”

 

수의사들의 모임인 ‘동물은 내친구’(회장 홍하일)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새끼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기르거나 사료비를 대줄 후원회원을 모집하는 이색행사를 벌인다. ‘동물은 내친구’는 ‘모두가 사랑으로 안내견을…’이라는 구호 아래 29일부터 5월11일까지 시각장애인 안내견과 함께 서울을 출발해 충주,문경,순천,제주,전주 등 전국 25개 도시를 돌면서 후원자를 모을 계획이다.

 

홍하일 회장(우리종합동물병원 원장)은 “시각장애인의 숫자가 30여만명으로 추산되지만 훈련된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숫자는 고작 10여 마리에 불과하다”면서 “일반인들이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훈련 받기 전 1년여간 각 가정에서 자원봉사 형태로 길러준다면 시각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안내견을 거줘 나눠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학교는 ‘동물은 내친구’가 운영하는 ‘이삭맹인안내견학교’(02­337­5348,0331­44­5236)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안에 있는 ‘맹인 안내 견학교’ (0335­30­3803)두 곳이 있다.

유도 황소 살리기/수의사 2명 보낸다.

국민일보 970113 29면(사회) 뉴스 543자

 

지난해 여름 홍수로 경기 북부지역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비무장지대 무인도인 유도의 황소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조치가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3일 『그동안 관계 부처간에 다각도의 황소 살리기 방안을 검토한 결과 일단 17일 수의사 2명과 소사육 전문가 등이 사료 3백㎏과 벗짚 등을 갖고 들어가 먹을 것과 쉴 곳을 마련해 주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분단의 상징인 경기도 김포군 북단 유도에서 황소가 목격된 건 지난해 가을.김포군 주민들과 군장병들은 발견 당시 두 마리에서 한 마리가 굶어 죽었는지 사라진 뒤 나머지 황소를 구하기 위해 애 태워왔다.

 

그러나 유도는 김포군 북단 해안에서 5백m,황해도 개풍군 남단에서 3㎞ 떨어진 비무장지대에 있어 접근이 쉽지않다.

 

김포군이 북쪽 암소를 들여와 짝을 맺어주자며 북한주민 접촉승인 신청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지만 유도는 유엔사 작전지역이어서 북한당국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원도 월요병/휴일관람객에 시달려 동물입원 평일의2배

한국일보 980713 17면(사회) 기획 1238자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의 동물들도 「월요병」을 앓는다. 주말과 일요일에 관람객들에게 시달려 월요일이면 온종일 시름시름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과식으로 인한 설사와 무기력증. 음식욕심이 많아 관람객들이 던져주는 과자나 과일류를 마다하지 않는 원숭이들이 특히 심하게 고통을 겪는다. 설사로 기운이 빠진채 하루종일 우리 구석에 처박혀 있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는 동물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기도 한다.

 

먹이를 던져주면 잽싸게 받아먹는 재주를 부려 관람객들의 인기를 끄는 곰도 월요일이면 과식의 후유증을 앓는다.일요일이면 하루섭취량의6∼7배에 달하는 40㎏의 음식을 먹게돼 이튿날에는 우리 바닥에 사지를 축 늘어뜨린채 꼼짝하지 않는다.심지어 최근에는 서울대공원의 기린이 비닐에 싸인 음식을 받아 먹고 죽는 사고도 발생했다.

 

관람객들의 학대행위로 일요일에 다치는 동물도 많다. 플라멩코춤으로 사랑받는 홍학은 주말마다 관람객들이 던진 음료수 캔이나 돌멩이에 다리를 맞아 월요일이면 자주 병원신세를 진다.

 

또 야행성 동물들은 소란스런 주말 낮의 엄청난 소음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져 일요일 저녁무렵부터는 아예 파김치가 된다.신경이 날카로워진 동물들은 월요일이면 청소시간에 우리를 비우려고 하지않거나 주는 사료를 마다하는 등 심통을 부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공원 이양수(李亮洙) 동물진료과장은 『월요일이면 병원에 입원하는 동물이 평일의 두배에 달한다』며 『절반이상이 소화불량이고 외상을 입은 경우도 30%나 된다』고 관람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동물원도 월요병/휴일관람객에 시달려 동물입원 평일의2배

한국일보 980713 17면(사회) 기획 1238자

 

경기 과천 서울대공원의 동물들도 「월요병」을 앓는다. 주말과 일요일에 관람객들에게 시달려 월요일이면 온종일 시름시름 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과식으로 인한 설사와 무기력증. 음식욕심이 많아 관람객들이 던져주는 과자나 과일류를 마다하지 않는 원숭이들이 특히 심하게 고통을 겪는다. 설사로 기운이 빠진채 하루종일 우리 구석에 처박혀 있거나 증상이 심한 경우는 동물병원에 입원,치료를 받기도 한다.

 

먹이를 던져주면 잽싸게 받아먹는 재주를 부려 관람객들의 인기를 끄는 곰도 월요일이면 과식의 후유증을 앓는다.일요일이면 하루섭취량의6∼7배에 달하는 40㎏의 음식을 먹게돼 이튿날에는 우리 바닥에 사지를 축 늘어뜨린채 꼼짝하지 않는다.심지어 최근에는 서울대공원의 기린이 비닐에 싸인 음식을 받아 먹고 죽는 사고도 발생했다.

 

관람객들의 학대행위로 일요일에 다치는 동물도 많다. 플라멩코춤으로 사랑받는 홍학은 주말마다 관람객들이 던진 음료수 캔이나 돌멩이에 다리를 맞아 월요일이면 자주 병원신세를 진다.

 

또 야행성 동물들은 소란스런 주말 낮의 엄청난 소음 때문에 생체리듬이 깨져 일요일 저녁무렵부터는 아예 파김치가 된다.신경이 날카로워진 동물들은 월요일이면 청소시간에 우리를 비우려고 하지않거나 주는 사료를 마다하는 등 심통을 부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공원 이양수(李亮洙) 동물진료과장은 『월요일이면 병원에 입원하는 동물이 평일의 두배에 달한다』며 『절반이상이 소화불량이고 외상을 입은 경우도 30%나 된다』고 관람객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수의사/문재봉 서울 D & C 가축병원(나의 수습시절)

경향신문 960529 28면(생활) 기획 1672자

 

93년 말 대학 4학년이던 나는 고민에 빠졌다. 졸업 후 대학원을 갈 것인지 아니면 취업을 할 것인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았다.여러 날 심하게 가슴앓이를 한 후 시골에 부모님을 둔 장남이라는 신분과 애인에 대한 책임감(?)으로 사회에 나가기로 결심했다.


선배가 경영하는 서울 중계동물병원에 들어갔다. 진료는 쉽지 않았다.수의대가 아직 6년제로 되지 않아 학교에서 임상을 1년밖에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밤잠을 줄여가며 책을 보고 공 부했다.3개월 정도 지나니까 아픈 개 앞에 서는 일 정도는 자신있게 되었다.

 

그러나 개주인을 부르는 방법은 계절이 바뀌어도 쉽게 적응이 되지 않았다. 동물병원에서는 뽀삐라는 개의 주인을 찾을 때는 『뽀삐누나 이리 오세요』라고 말한다.사람을 보고 개의 누나라니?정말 어색했다.

 

그렇지만 수의사가 개를 그 가족 중의 제일 막내로 여겨야 진료에 최선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료를 맡은 지 6개월 정도 지나니까 『쫑엄마 어디 계세요』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아울러 아픈 동물을 지칭하는 「환축」과 환축의 보호자를 뜻하는 「축주」라는 동물병원 고유의 용어들도 귀와 입에 익게 되었다.그리고 동물들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동물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기도했다.

 

어느 아주머니가 소변을 제대로 못 보는 고양이를 맡긴 적이 있었다.진찰을 해보니 골약근 수축이 안되어 방광이 제기능을 못하는 것이었다.좀 특이한 경우여서 쉽게 치료방법을 찾을 수 없었다.갖가지 약을 써 보았지만 효과가 없었고 개업의로 명성을 날리고 있던 여러 선배에게 자문을 구해봐도 『잘 모르겠다 』는 대답뿐이었다.수의대 부설 동물병원에까지 데리고 갔으나 그 고양이의 오줌은 잘 나오지 않았다.

 

3개월이 지나니까 고양이는 신장에 물이 차는 신수증이라는 병에 걸려 요독이 심해졌다.그래서 안락사를 시키기로 축주와 합의를 보았다.축주는 나무관을 짜오고 나는 고양이에게 주사를 놓았다.고양이를 맡긴 아주머니와 병원 원장선생님이 슬피 울고 나도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아주머니는 관 위에 국화를 놓는 것이었다.

 

한번은 어느 슈퍼마켓 주인이 거의 죽게 된 집나온 강아지를 데리고 온 일이 있었다. 급히 응급처치를 하여 목숨을 건졌다.며칠 몸조리를 하던 강아지는 병원을 도망쳤다. 그리고 2∼3일 뒤 배고파지면 병원을 찾아왔다.그런 생활이 1개월 정도 지속되었다.그러다가 어느 날 이후부터는 다시는 병원에 돌아오지 않았다.나는 지금도 가끔 그 강아지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진다.

 

친구들을 만나면 간혹 『이 지구상에 사람 먹을 것도 부족한데 호사스럽게 개를 키운다』며 애완견 기르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말을 듣기도 한다. 친구들의 말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니다.자기 과시나 허영심에서 개를 키우는 애호가들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대다수는 그렇지 않다. 내가 보기에는 집안 분위기를 좋게 하기 위하여 개를 키운다. 강아지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고리이며 가족간에 무궁한 대화소재를 공급해주기도 한다.

 

현업에 발을 들여놓았으니 이왕이면 인정받는 유능한 수의사가 되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것이다. 그래서 먼훗날 후배들이 마음놓고 훈련받을 수 있는, 시설 잘 갖춘 병원을 만들고도 싶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로의 관심을...

<이 글은 ‘서울수의’에 실린 글을 편집한 것입니다>

 

현재 나는 정말로 나 자신에 대해 웃는 연습을 하고 있다. 자기 만족도 체념도 아닌 나의 삶과 이웃 그리고 세상에 대한 미소를 배우고 았다. 내가 일하는 연변대 농학원에서 만나는 연구생들과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며 미소를 나누는 일들이 정말로 좋다. 그리고 농촌 지역을 다니며 만나게 될 사람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출장계획을 만들 때의 흐뭇함과 소학교나 초 중학생들을 만나 연변의 조선말로 대화 할 때의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럴 때 나는 한국에서 준비해간 기념용 볼펜을 선물로 주면서 어색한 첫 만남을 부드럽게 풀어나가곤 한다. 물론 저 사람들이 거지가 아니라면서 나의 이러한 행위에 주의를 주는 동료도 있지만 나는 볼펜이 그들의 자존심을 건드린다거나 또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경제적 우월감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을 한다. 이 작은 볼펜하난의 선물이 내 마음을 그리고 저사람의 마음을 하나로 연결해 주는 통로임을 느낀다. 수의사로서 조금의 욕심이 있다면 농학원으로는 한국이나 선진구의 수의술을 전수하고, 이곳에서 중국의 비방을 더욱 배워서 한국으로 소개하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우리 조선족이 설립한 연변대 농학원에 고국의 수의사와 관계자들이 더욱 자주 들러주었으면 싶다.

 

박종식 연변대 농학원에서 겸직교수로 있으며, 조선족 학생들의 학업을 돕는 단체인 한중장학회의 사무국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전 강남구 박의람 동물병원장

롯데백화점 수의사 변형욱씨(이색직업인)

조선일보 960401 20면(경제) 기획 944자

 

육류 등 매장식품 위생관리/“쇠고기는 붉어야 싱싱해요”

 

변형욱씨(29)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의 수의사.

 

흔히 수의사 직업은 살아있는 동물의 질병을 고치는 일을 하지만 변씨는 「죽은」 동물을 상대한다. 도축된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의 감염여부와 청결상태를 검사하는 식품위생관리가 그의 임무다.

 

변씨는 주로 백화점 식품매장과 정육 작업장에서 하루를 보낸다

 

몸체로 들어온 한우가 어깨, 등심, 갈비, 다리 등 부위별로 잘려나가는 고기의 색깔을 보고 냄새를 맡아 싱싱한지를 판별하고, 작업장의 칼­도마 등이 세균에 감염되지 않았는지를 체크한다.

 

작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전염병에 걸리지 않았는지, 고기를 만지는 손에 상처는 없는지, 밀반입된 고기는 아닌지 등도 점검한다. 『쇠고기는 색깔이 아주 붉어야 싱싱한 것입니다. 색이 거무스레하거나 수분이 빠져 눌어붙어있으면 안되죠.』 피가 뭉 쳐있거나 반점이 있는 고기가 발견되면 「비상」이 걸린다. 그때 는 즉시 고기를 수거해 안양수의과학연구소나 가축위생연구소에 정밀검사를 의뢰한다. 「죽은 동물」만 변씨의 눈과 코를 거치는 것은 아니다. 생선회, 젓갈, 밑반찬, 샐러드 등 대장균에 감 염될 우려가 있는 식품류는 모두 그가 관리한다. 평소에는 매장 을 돌아다니면서 식품판매원들에게 위생교육을 하지만, 매주 수­ 금요일에는 의심스런 식품 40여개를 수거해서 실험실에서 세균검사를 한다. 감염된 식품은 당장 매장에서 철수시켜 버린다. 이 때문에 식품매장 매원들은 변씨가 나타나면 긴장하기 마련. 『 「잘 봐주세요」라고 미소작전을 쓰는 판매원 아주머니들도 있지만 식품위생은 엄격한 것이죠.』 변씨는 서울대수의학과 졸업후 빙그레 우유에서 원유검사를 하다가 2년전 롯데백화점으로 옮겼다. 그는 『항상 손님이 북적대는 식품매장에서 일하고 있지만 소비 자들의 건강을 지키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동물 119구조대 생겼다/30대 수의사 6명이 창단

중앙일보 960212 21면(사회) 기획 724자

 

12개 동물병원도 참여해/두루미 등 4백마리 구조

 

지난 9일 오후8시쯤 서울 한남동 한국동물구조단 사무실.천연 기념물인 두루미 한마리가 긴급 후송돼 왔다.왼쪽 날개끝을 다쳐 제대로 날지 못하고 서울보라매공원앞 가정집 안마당에서 탈진상태로 있던 것을 신고를 받고 데려온 것.

 

조용진(35)단장은 두루미가 놀라 요동칠 것에 대비해 다리와 날개를 묶고 링거주사를 놓은후 다친 부위를 치료했다. 『상처로 봐서 밀렵꾼이 쏜 총알이 두루미의 날개끝을 스치고 지나간것 같습니다.천연기념물 등 야생동물이 인간에 의해 상처를 입고 신음하는 것을 볼때 정말 가슴아픕니다.』

 

동물 「119」구조대―.

동물구조단은 인간이 쏜 총이나 덫에 걸려 죽어가는 야생동물을 위해 24시간 열려있다.언제,어디든 이들을 살려내기위해 달려 간다. 자원봉사로 일하고 있는 이 구조단은 조단장을 비롯한 30대의 젊은 수의사 6명이 94년 11월 창단했다. 25평 남짓한 사무실은 덫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치다 철선이 목을 3㎝가량 파고들어 죽음직전까지 갔던 너구리,총에 맞아 한 쪽날개가 잘린 말똥가리,늙거나 병들어 주인에게 버림받은 개등 「미아보호소」를 방불케한다.

 

지난 한햇동안 고라니·왜가리·말똥가리 등 야생동물 4백여마리를 구조했고 개·고양이는 8백여마리를 치료,보호했다.지금은 회 원이 3백여명으로 늘어났고 전국 12개 동물병원에서 동참했다.

잘 헤어지기/애견과 이별하는 아픔에 대해...

‘애견인’ 1998년 5월호(통권 66호) 106-107 (수의사 칼럼)

 

이 사람에게 속고 저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이렇게 저렇게 부대끼며 실망하다 보니 요즈음은 사람끼리의 참된 만남이 어려워지고 있고 더구나 상쾌한 헤어짐이 별로 없게 되었다. 부모자식 간에, 부부간에도 아무런 공동화제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심드렁하게 지내고 결국 그저 그렇게 헤어지게 된다. 그래서 더욱 애완동물이 사랑을 받게 되는 것 같다. 그들은 절대 주인을 배신하거나 속이지 않으며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 부르면 언제나 달려오고 애교를 부리고 애정을 갖고 접하면 반드시 그에 상응하는 보답을 가져오므로 각박하고 삭막한 현실에 시달리는 우리에게 정서적 치유와 만족감을 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들과 헤어지기가 그리 쉽지 않다.

 

그러나 애완동물의 수명은 15년 전후이다 보니 같이 지내는 기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주인의 안타까움을 자주 보아야 하는 수의사란 직업이 슬픈 직업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더욱이 안락사를 시킬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쓰럽고 침통한 역할이다.

 

A씨는 딸 둘에 아들 하나를 둔 중년인데 그의 애견이 디스템퍼를 앓고 난 후 뒷다리를 전혀 사용하지 못해 누운 채로 대소변을 해결하는 통에 온 집안이 악취진동이라며 고민하다가 부결 부결로 연속된 몇차례의 가족회의 끝에 안락사 시키기로 결말이 났다 한다. 끝까지 두 딸은 반대였지만 3:2로 밀어부친 결과란다. 다섯 식구가 한꺼번에 슬픈 이별을 오열하는 광경은 대단하였다. 사체를 담은 관까지 준비해 온 터였다.

 

P씨는 오십중반의 애견가인데 열살 쯤 된 그의 쫑이 간헐적으로 발작을 한다는 것이다. 애견에도 간질병이 있기 때문에 좀더 지켜보며 치료하자고 권한 바 일년여를 월 1-2회 병원엘 드나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발작횟수가 잦아진다고 하여서 더 이상 두는 것은 애견 자신에게도 불행한 일이라고 조언하였다. 일주일 정도만 시간을 달라더니 한달 정도 후 와서는 안락사 시켜달랜다. 준비를 하는 동안 열심히 기도를 하며 훌쩍거리더니 갑자기 안된단다. 키우는 대로 키워 보겠다며 또다시 안고 갔다.
이젠 거의 매일 발작이라며 다시 병원에 온 것은 또 이삼개월 후였다. 안락사 시킨 사체에 계속 입맞춤을 하고 이쁘게 포장하여 안고 돌아서는 P씨의 어깨엔 슬픔과 고독이 한짐이었다.

 

K씨 노부부의 애견은 피오줌을 계속 싸는데 여러 병원을 다니며 치료와 방도를 다해 보았지만 진전이 없었다. 이불이고 가구고 벽이고 커텐이고 온통 피투성이로 만들므로 할머니가 종일 걸레를 들고 따라다니고 빨래하다 기진맥진이고 할아버지는 끙끙거리는 개 때문에 잠도 못자고 지켜보느라 탈진 상태라는 것이다. 그래도 너무 정이 깊어 보살펴 왔는데 큰아들 내외가 와보고서는 당장에 없애 버리라며 개 때문에 부모님 장사치르게 생겼다고 난리를 폈다 한다. 조원장님이 마지막으로 잘 보살펴 주시고 도저리 안되겠으면 알아서 뒷처리를 해달라며 봉투를 내미는데 사람장례도 치를 만한 돈이었다. 두 노인이 번갈아 안으시고 뽀뽀하고 얼르기도 하더니 왈칵 목이 멘 할머니가 울음을 터트리자 “울긴 왜울어”라며 얼른 할머니 어깨를 감싸고 나가는 할아버지도 눈에 눈물이 글썽거렸다.

 

후에 검사하여 뇨결석이 있어서 수술하여 완치시켜 한달 정도 충분히 회복시킨 후 반짝거리는 상태로 만들어 찾아가라는 전화를 했더니만 믿지 못하겠다는 듯 하였다. 달려온 두 노인은 눈물의 재회를 하며 만세를 불렀다. 너댓살 된 어린애들처럼…

 

D씨 부부는 70대에 가까운 노부부였다. 자녀 셋다 결혼하여 외국에 살고 있고 애견기르기를 유일한 낙으로 삼고 있는데 개나이는 19살에 이르렀다. 날렵하지 못한 나이라서인지 얼마 전 오토바이에 치어 사지를 전혀 못쓰고 밥도 못먹는 상태라서 왕진요청이 있었다.

 

흔하디 흔한 잡종개인데 개전용 침대를 만들어 놓고 두 노인네가 대소변도 받아내고 음시도 떠 먹인다며 불쌍해 죽겠으니 여하튼 고쳐 달라고 애원이다.

거의 일주일도 넘게 왕진을 다녔으나 나이도 많고 별로 진전이 없어 이젠 그만 오겠다고 했더니 “무슨 말씀이세요. 선생님이 치료하면서 식욕도 좋아졌고 다리에도 힘이 생긴 것 같은데, 우리 노인네를 살려주시는 셈 치고 계속 좀 보살펴 주세요”

 

어찌나 애절한 지 할 수 없이 매일 왕진을 하였지만 오래 누워있다 보니 찰과상이 생기고 여러 합병증이 생겨서 정말로 괴로운 나날이었다.

개 때문이라기 보다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아가실까봐 드나들기를 석달이 넘었으나, 개나이 20세를 맞던 생일 후 결국 죽고 말았다. 노부부 또한 허탈상태로 몸져 누워계셨다. 저녁에 예쁜 강아지 한 마리 가져가겠으니 일어나 진지드시라고 하자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조선생, 이렇게 헤어지기 어려운 일을 또 하란 말이오?”

 

조휴익 서울대 수의학과를 나와 건국대 농축대학원에서 수의학 석사를 받았다. 대한 수의사회 부회장과 서울특별시 수의사회 회장을 역임. 현재 한수약품(주)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중부가축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애견신백과, 도사견총서, 개사육과 훈련, 내사랑 똘네 등이 있다.

어류전문 수의사 임동주 회원과의 대담

대한수의사회지 제33권 제 5호 309-311 (기획연재1 : Multi-Faced Veterinarian)

 

[대담 : 대한수의사회 부회장 박근식, 마야그룹 회장 및 삼육대학교 겸임교수 임동주
정리 : 대한수의사회 상무 이원철]

 

혼자서 열심히 자기의 길을 개척하는 우리의 수의사, 마야그룹의 회장이며 삼육대학교 응용동물학과 겸임교수로 관상어학을 직접 강의도 하는 수의사 임동주 교수(44세, 78년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졸업)를 만났다.

 

재학시 학생회장 및 수의대 캠퍼스 이전 대책위원회장도 맡았으며, 졸업 후 2년만에 26세의 나이로 마야무역을 설립,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끈 점하며 수의사 불모지인 관상어업계를 개척하여 수의사의 영역을 넓힌 점은 자랑할 만하다.

 

박근식 : 근자에 들어 TV나 신문, 잡지 등에서 많이 접하다 직접 얼굴을 보니 실물이 더 정다운 것 같은데 요즈음도 맥주를 많이 하십니까?

 

임동주 : (웃음) 맥주를 워낙 좋아하지만 TV 촬영때나 강의 1-2일 전에는 맥주를 삼가고 있는데 타고난 강골이라고 합니다.

 

박근식 : 오늘 우리가 대담을 하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는데, 통상 수의사 하면 임상개업을 하든지, 공부를 계속해 학교에 남는다든 지, 동물약품회사, 냉동, 식품회사, 사료공장, 목장 등지에 취직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임회장의 경우는 새로운 사업, 새로운 학문 등을 개척해 나가며 성공하고 그 분야에서 입지를 굳혔는데 이는 우리 수의사 모두에게 귀감이 된다고 봅니다. 우선 학교에 남으려는 생각도 있었을텐데 이를 뿌리치고 26세라는 어린 나이로 경험없이 그 힘든 무역업계로 진출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임동주 : 수의사의 사회적인 지위가 의사에 비해 한 단계 낮은 현실에서 저도 학교에 남고 싶은 생각이 왜 없었겠습니까? 그러나 모든 졸업생이 학교에만 남는다면 수의대의 발전은 요원하다고 봅니다. 먼저 상아탑 바깥에서 활동을 해 수의사의 입지를 넓히고 튼튼하게 심어야 합니다. 새로운 시장, 새로운 학문을 개척해 자기의 발전도 성취시키면서 후배들에서도 확실한 영역을 물려주어야 한다고 봅니다.동물약품 오파, 무역업 역시 수의사로서는 처음으로 같은 맥락으로 시작했습니다.

 

박근식 : 나도 연구소에서 그때의 임회장을 잘 기억하고 있지요. 맥주만 잘 먹는 것 같았지만 젊은 후배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은 했어요.(웃음) 요즘 디스커스, 동주수초, 물고기 질병과 대책, 관상어 백과같은 임회장이 저술한 책들이 서점에 많이 나와있고 TV나 신문, 라디오 등에서도 임회장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그 관상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봅시다. 우선 관상어의 정의와 실태, 산업규모에 대해서 말씀해 주십시오.

 

임동주 : 관상어라 함은 우리가 픈히 먹는 광어, 고등어, 조기 등의 생선과 달리 눈으로 보고 즐기는 관상어용의 물고기를 말합니다. 영어로는 Hobby fish라고 하며 비단잉어, 금붕어 등과 같은 냉수어종과 구피, 네온, 디스커스 같은 온수어종으로 분류할 수가 있습니다. 한국갤럽과 애어가 잡지, 물의 나라 등의 표본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12%가 집에서 사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역사가 일천한 관계로 사육지식이 전무해 애어가 등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또한 확정된 통계는 없지만 약 600억 정도의 시장이 됩니다. 또한 외국의 예를 볼 때 애완포유류 시장의 약 7배 정도의 산업규모가 됩니다(유관업체 포함).

 

박근식 : 관상어가 PET 동물로 인정된 것은 1983년 오스트리아의 학술대회에서 제기가 있은 후부터로 이해하고 있는 중인데 ‘인간정서의 확립내지 치료’에 관상어가 무슨 역할을 하는 지 보충설명을 해주십시오.

 

임동주 : 요즈음 아이들을 보면 시멘트 철근덩어리인 아파트에 살면서 매일 컴퓨터 앞에 매달려 폭력적인 오락게임만 즐기고 있지 않습니까? 죽이고 살리는 게임, 터미네이터 (끝까지 죽이는 사자) 등 이런 것은 감수성이 특히 예민한 청소년 정서에 매우 위해하다고 봅니다. 집에서 어항을 설치해서 물고기가 노니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편안해지며 정서의 순화가 이루어지지 않습니까? 일본에서 실험한 결과에 의하면 관상어 사육은 정서를 순화시켜주고 수학실력을 향상시켜주며 원인과 결과에 대한 유추적인 사고력을 키워준다고 합니다.

 

박근식 : 말씀을 들어보니 수긍이 가는군요. 여담이지만 나도 관상어를 키운 적이 있고 또 많은 수의사들이 자기집에 어항을 갖춰놓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자꾸 죽어 포기하고 있습니다. 어류전문 수의사이며 세계최초의 관상어학 교수로서 임회장의 견해를 들려 주십시오.

 

임동주 : 아주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우리들은 동물의학을 배우는 수의사입니다. 우리가 관상어업계로 진출하지 않는다 해도 최소한의 지식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재학시 세균학, 화학, 약리학, 병리학 등을 배우는 우리 수의사에게 관상어 사육은 매우 쉽습니다. 단지 1학점짜리 정도로 실상과의 연결고리만 배우면 된다고 봅니다.
애견은 수만년 전부터 인류의 동반자였기에 이미 수의학의 한 분야로 탄탄하게 자리를 잡고 있으나 관상어는 일천한 역사로 말미암아(어항용 관상어의 경우 불과 4-50년 정도임) 근자에 들어 각광을 받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관상어학은 그 미래가 무궁무진합니다. 예를 들면 63빌딩 수족관 같은 수족관과 각종 생태공원 등이 수없이 더 생길 것이며 내수면 호소학 등도 학문으로서 귀족적인 학문일 뿐만 아니라 관상어가 국민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 이미 초등학교 4학년 때 금붕어키우기가 과제로 되어 있음은 교육부에서도 관상어학의 중요성을 이미 인지한 것으로 사료됩니다.

 

박근식 : 나도 임회장을 자랑스러운 후배로 생각하고 있어요. 외국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임동주 : 가까운 일본의 경우 자연생태관이나 어류공원 등을 설계할 때 항시 수의사가 감리를 맡고 있으며 이는 곧 수의가 영역의 보존이며 확대입니다. 또 관상어 보급률은 전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이는 결코 만만치 않은 숫자입니다. 독일의 경우도 웬만한 동물원에는 어류 수족관, 생태관 등이 거의 있습니다. 모두 우리의 분야입니다.

 

박근식 : 임회장은 국내외에서 관상어 세미나도 하고 강의도 하는데 구체적인 실례와 실제적으로 관상어를 언제부터 접했으며 그 짧은 기간 중에도 어떻게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룰 수가 있었습니까?

 

임동주 : 글쎄요. 저는 빨리 배우고 열심히 합니다. 또 이것은 제 좌우명이기도 합니다. 저는 86년경부터 독일 등지에 가서 실제 체험으로 관상어를 배웠으며 밤을 새워 가며 수화학(Water Chemistry)이나 생태학 공부를 하면서 실제상황과 연결을 했습니다. 직접 디스커스를 2,000여 마리까지 사육한 적이 있었으며 집안이 온통 어항이었을 정도로 미쳤었습니다. 90년경부터 국내 수족관 업자와 부화자들을 상대로 300회 이상 세미나를 했으며 제가 알고 있는 것은 가르쳐 주었고 모르는 것은 배웠습니다. 독일과 필리핀 생물연구소 초청으로 필리핀, 싱가폴 등지에서 관상어 강의를 해준 적이 있으며 이런 노력의 결과 및 수의사라는 프라이어터를이용해 세계 디스커스 심사위원 및 어병 자문역을 계속 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대학 및 연구소에 관상어학 출강을 요청받아 놓고 있습니다. 삼육대학교의 경우 작년 2학기부터 출강하고 있습니다.

 

박근식 : 빨리 배우고 열심히 한다는 것은 아주 감명깊은 좋은 말씀입니다. 그리고 관상어 중에서 디스커스가 사육할 때 묘미가 있고 아름답다고 하는데 세계적인 전시회나 품평회 등이 있습니까?

 

임동주 : 디스커스 품평회는 세계적으로 치루어 집니다. 작년 10월 독일에서 전세계 디스커스 참피온 대회가 있었습니다. 제가 심사위원으로 참석을 했지요. 디스커스 대회의 취지는 동물을 사랑한다는 것과 자연상태에 맞춰 사육하고 번식시킨다는 것은 같은 일이며 이런 것 등이 대회장을 통해 표출된다는 것입니다.

 

박근식 : 너무나도 좋은 말씀입니다. 지금 동주양행과 마야무역을 비롯 도서출판 마야 계간지 물의 나라 등등 여러 사업을 하고 계신데 향후 계획은 어떻습니까?

 

임동주 : 계속, 열심히 강의하며 가까운 장래에 관상어 연구소를 설립하려 합니다. 또 최근에는 한국 민물고기 생태에 관한 프로젝트도 맡았습니다. 일종의 자문교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박근식 : 청출어람이라고 했다지만 임교수 같은 후배들만 보면 가슴이 탁 트이며 뿌듯해집니다. 모쪼록 수의학도들을 위해서도 좋은 강의 부탁드리며 우리 수의사를 위해 더욱 더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임동주 : 감사합니다.

 

새로운 분야에 진출해 그 분야에서 최고의 입지를 이루었고, 사업 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뚜렷한 두각을 나타내며 우리 수의사의 영역을 탄탄히 실제적으로 넓혀온 수의사 임동주 교수, 마야그룹 회장을 보면서 수의사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의사 대신 동물의사임을 강조하는 임동주 수의사의 앞날에 행복이 있기를 기대한다.

Dog Therapy/애견이 가져다 주는 고마움

‘애견인’ 1998년 9월호(통권 70호) 120-121 (수의사 칼럼)

 

현대의 사회구조는 서로 돕고 상대를 이해하며 사랑을 베풀며 사는 그러한 아름다운 세상이다. 우리는 100년만의 대장마라는 ‘게릴라식 비’로 너무나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 방송국에서는 모금에 협조를 요청하고 또 많은 국민이 동참하는 상황을 보여 주었고 자원봉사자들은 피해자들을 온몸으로 도와주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를 흐뭇하게 했다. 또한 실종자를 찾는데 빠짐없이 등장하는 훈련된 개들의 모습은 다시 한 번 애견의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1970연대의 일이다. 50대의 부인이 발바리를 안고 와서는 진단을 해달란다. 체중은 8kg, 체온은 38.5℃, 호흡기 기능이나 소화기 기능이 아주 정상이라서 별이상이 없다고 하니
“선생님, 다시 한 번 살펴 주세요. 이상이 있을 겁니다.”고 한다.
“글쎄 제가 봐서는 아무 이상이 없는데요. 식욕은 어떻습니까? 또 배변상태와 구토관계, 혹시 기침은 하지 않나요?”
“모든 것은 전부 정상인 것 같은데 실은 어제밤에 연탄가스를 마셔서 가스중독에 걸려 있을 거예요. 우리 메리가 아니면 우리 식구는 전부 저세상 사람이 되었을 겁니다. 지난밤에 우리 메리가 계속 짖어서 깨어보니 방안에 연탄가스 냄새로 가득차 있고 우리 영감은 혼절한 상태로 침을 흘리고 나도 어지러워서 제대로 서지도 못하겠더라구요. 있는 힘을 다해 문을 열고 동치미 국물을 먹고 겨우 정신을 차리고 나니까 밤 세시가 지났어요. 그리고 나서 우리 메리를 보니 침을 흘리며 비실비실대더라구요. 그래서 계속 꿀물을 먹였는데 몇 번을 토하고는 기운을 못차리더니 이른 아침에서야 어슬렁 걷는 거예요.” “참으로 다행한 일이군요. 지금은 메리에게 별 증상이 없으니 아무 염려마세요.”
“그러면 우리 메리에게 좋은 영양제를 맞혀 주세요. 우리를 살려준 개인데 어떻게 몰라라 합니까?”

 

간곡한 청에 의하여 영양제와 해독제를 놓아주었더니 메리의 선물이라며 값비싼 악세서리를 한보따리 사곤 너무나 메리에게 감사를 하는 것이다.

 

요즈음 ‘도전 불가능은 없다’라는 TV프로에 동물의 장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장기자랑을 시험하다 보면 각종 동물들이 주인의 명령에 따르는 여러 가지 재능은 우리를 감탄케 하고도 남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것이 애견들의 묘기인데 어떤 힘든 동작도 주인의 지시에 따르는 것을 보면 애견의 지능도 수준급이다.

 

최근의 호우에서도 하천의 범람을 감지하고 곤히 잠든 주인모자를 끝까지 깨워서 생명을 구했다는 기사는 우리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일화이다.

 

얼마 전의 일이다. 30대 부인이 우리 병원문을 열고 들어와서는 나를 보며 반색을 한다. 부인옆에는 5-6세 되는 예쁜 딸아이가 있었다. 강아지를 한 마리 구하러 온 것이다. 부인은 어릴적부터 우리병원에 다녔다며 나를 찾으려고 무척 애썼단다. “선생님은 저를 잘 모르시겠지만 저는 유치원 시절부터 선생님께 다녔어요. 그 당시에 선생님이 아니었으면 저도 이렇게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우리 아이도 나를 닮아서인지 남과의 대화를 싫어하고 밖에나가 놀려고도 하지 않고 집에서만 혼자 지내길 좋아하거든요.” 그녀는 한쪽에 조용히 앉아있는 딸아이를 가리키며 말을 계속 한다. “나도 저나이 때 그랬는데 강아지를 키우면서 강아지를 데리고 밖에 나가면 아이들이 몰려들어 강아지를 만져보고 예뻐하여서 강아지 자랑을 하다보니 말도 많이 하게 되고 친구도 사귀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내 성격도 활달해진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딸에게도 강아지를 사주려고 선생님을 찾아나섰습니다.”

 

진짜 그 부인의 딸은 한쪽에 숫기없이 다소곳이 앉아 있었다. 나는 꼬마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예쁘다고 칭찬을 하여도 입을 앙다문 채 말 한마디 없다.

 

며칠만에 시주견을 구해서 딸에게 안기니 겁이 나서 울면서 강아지를 만지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래도 데려가면 곧 친하게 될터이니 안고 가시라 했더니 일주일만에 왔는데 거짓말처럼 어린이가 애견을 안고 들어오며 예방주사를 접종해 달란다. 강아지의 이름은 ‘둘이’라며 딸아이 이름이 하나라서 그렇게 했단다.

 

한쪽구석에거 입을 앙다물고 조용히 있으며 강아지를 주니까 울면서 무서워하던 아이가 불과 일주일만에 “우리 둘이 안아프게 해 주세요.”하며 강아지 옆을 떠나지 않는 것을 보며 애견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과 고마움을 다시 한 번 음미해 본다.

수영, 스키를 즐기면서 전문지식 습득에 매진/마필보건소 연구팀 안계명

‘경마세계’ 1997년 10월호 21면 (우리들의 사우)

 

경마를 시행함에 있어서 많은 부서가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최일선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은 마필보건소 직원들일 것이다. 그중에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며 묵묵히 맡은 바 일을 다하고 항상 노력하는 사우.” 이것이 현재 마필보건소 연구팀에서 방역위생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안계명 사우를 따라다니는 수식어가 아닌가 싶다.

 

지난 89년 4월 1일본회에 입사하여 마필진료를 맡아 왔던 그는 현재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해부학에 대한 연구에 열중하고 있다. “사실 해부학은 모든 의학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의학분야에서는 이것을 조금은 경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마필진료 업무를 맡다보니 해부학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지식이 필요한 것 같아 대학원에서의 학업을 시작했습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사우이다.

 

대학원 수업이 본회 휴일인 화요일에 편성되어 있어 그에게는 여가시간이 거의 없다. 때문에 그의 개인적인 여가활동은 주로 새벽과 심야시간을 이용하곤 한다. 여름에는 수영을, 겨울에는 스키에 푹 빠져 거의 광적인 시간을 보낸다. 그래서 그는 본의 아니게 집에 있는 아내에게 잦은 거짓말을 한다.

 

왜냐면 주로 그는 야간스키를 즐기는데 혼자 스키장에 간다고 하면 집에서 허락하지 않을 것 같아 “오늘 저녁에는 상가집에 가봐야겠다”는 식의 거짓말을 주로 한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아내가 말하기를 “겨울철에 마사회에는 무슨 상가집이 그렇게 많아요”라고 하는데, 알고도 속아주는 아내의 넓은 마음에 고마움을 표시한다.

 

그는 수의사로서 가장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점에 대해서는 “전문적 지식”이라고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개인마주제로의 전환과 더불어, 수의학 전문가인 사람이 상당수 마주의 신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정확한 정황 설명을 위해서는 누구 못지않게 많은 지식을 두루 섭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93년 4월에 결혼을 한달 앞두고, 마필을 진료하던 도중 말의 뒷발에 채여 앰뷸런스로 병원에 실려갔던 경험도 갖고 있지만,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수의사들이 한번쯤은 겪는 통과의례라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눈치이다.

 

마필의 잘병 등 경주마로서의 적합성을 파악해야 하는 그들에게 가장 어려운 때는 아마도 수의사들의 고유업무를 경마관계자(마주, 조교사)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때일 것이다.

 

때로는 공과 사를 명확히 구분하는 성격 탓으로 절충점을 찾지 못하지만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 만큼은 소신있게 일하는 그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난닝구 아저씨/"Parvo야! 고맙다!"(임상수필 - 김명윤)

재미한인수의사회 회보 1993. 9.20. 제 25권 제 2호 10-11면

 

13-14살 되어 보이는 한국남자애가 4개월된 German Shepherd가 안먹고 설사하여 오후 6시 30분이 넘어 허겁지겁 병원에 들어섰다. 예방접종이라곤 생후 8주때 뭔지 모르지만 한 번 맞힌 것 밖에는 없다며,부모님은 일 가시고 집에 안계셔서 사촌형께 전화연락하여 차를 얻어타고 왔다고 했다.

 

내 병원을 계속 찾아오는 한국분들 수가 10여명 되는데 , 알음 알음으로 찾아온 분들이거나 같은 성당에다니는 교우들이다. 모르는 한국분이 처음 병원을 찾으면 반갑다기 보다는 썩 내키지 않는 기분이 들곤한다.

 

첫째 이유로는 한국분들이 동물을 거칠게 다룬다는 점이다. 애들은 그렇지 않은데 어른들은 다른 미국인 고객들이 보는 앞에서 상식을 초월한 행동들을 태연스레 하곤 한다. 어떤 한국 중년신사분은개를 검사하려고 이름을 부르자 reception area 바닥에 누워 있던 Springer Spaniel의 목덜미만 한손으로움켜쥐고 쓰레기 자루 옮기듯 개를 질질 끌어다가 exam table에 쿵 올려 놓는 것을 보았다.

 

둘째로는 기르는 동물에 돈 쓰는 걸 끔찍히 여겨 그래도 동족이라고 미국인 고객들에 비해 낮게 치료비를청구하는데도 남대문시장에서 물건값 깎듯 그것조차 깎아달라고 부탁을 해오기 때문이다.

 

셋째로 데리고 오는 개들 중 많은 수가 매우 공격적이거나 방어적이다. 공격적인 개들이란 미국식(?)으로개를 소중하게 기르는 건 좋은데 너무 개의 응석을 잘 받아줘서 개가 거꾸로 사람주인 노릇을 하려 들며, 주인이건 수의사건 자기 기분에 거스르면 닥치는대로 물려는 개를 말함이요, 방어적인 개들이란 주인아저씨의 한국식(?) 호령과 완력에 주눅이 들어선지 불안한 눈망울을 굴리다 느닷없이 무는 견공들을 칭함이다.

 

한국분들의 나에 대한 호칭도 김원장님, 원장 선생님, Dr. 김, 선생님 등 여러 가지인데 어떤 분은 나를 아저씨라고 불러 그런 조카를 둔 적이 없는 나의 머리를 갸우뚱거리게 만든 적도 있었다.

 

이름이 Allen인 이 한국애는 나를 의사선생님이라고 부르며, 정확한 발음의 한국말로 나에게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한국말 잘하는 게 하도 신통하여 언제 미국에 왔느냐니까 8년전에 왔으며, 어떻게 그렇게 한국말을 잘하느냐는 내 질문엔, “한국사람이 한국말 잊어 버리면 되나요.” 야무지게 대답했다. Parvo cite test 결과는 강한 양성. Allen에게 Parvo의 치료와 예후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해주었는데, 그는 육사생도처럼 아주 씩씩하게, “네 의사선생님”을 연발하며 내 말을 경청하여 주었다. 30여분 후 40대 초반의 몸집이 작은 Allen의 어머니와 Allen의 남동생이 병원에 도착하였다. 다시 한번 두 사람에게 Parvo에 대해 설명한 뒤, estimate paper에 예상 입원비를 적어 Allen 어머니께 건네주며 읽으신 후 사인하시라는 내 말에 자기는 영어를 잘 모른다고 몸집처럼 자그맣게 대답했다. estimate paper에 적힌 입원동의에 관한 문귀들을 해석하여 드린 후 사인을 요청하니 초서체(?)로 날아갈 듯 영어 사인을 해주었다. 그걸 본 내가, “아니, 그렇게 영어를 잘 쓰시면서 영어 모른다고 하셨어요?” 했더니, “쓰는거야 학교에서 조금 배웠지요.”하며 얼굴을 붉혔다. Deposit을 요구하는 receptionist에게 Allen 어머니는 나를 돌아보며 자기네는 checking account도 credit card도 없고, 집에 있는 돈 털어 가져 나온 70불 밖에 없다며 꼬깃꼬깃 지갑에서 돈을 꺼냈다. 개는 전형적인 fear-biter. IV catheter를 하기 위해 telazol로 진정시켜야 했다.

 

다음날 아침 9시경, 화물 Van을 몰고 Allen의 아버지가 병원을 방문했다. 40대 후반의 머리가 반백인 건장한 체격의 소유자인 그는 내가 수의사 후 지금하시는 일을 묻자, “얼마 전까지 빅터빌(LA근교)에서 노동하다가요, 일거리가 없어 LA로 이사하여 지금은 수왓밑에서 난닝구 팔고 있죠.”하며 당당하고 활달하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자기는 별로 개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아내와 애들 때문에 할 수 없이 개를 기른다면서, 요즘 벌이가 시원찮아 개먹이 값도 솔찬히 부담이 된다고 내게 하소연하듯 말하였다. 개는 계속 토하고 설사하고, Allen 형제들은 하루에 두 번씩 전화하여 개의 안부를 물었다.

 

나흘째 되는 날은 일요일. 아침에 입원한 동물들을 치료하러 병원에 와 보니 설사와 구토를 계속하여 기진해선지 주사를 줘도 개는 울지도 않고 물려 들지도 않았다. Allen집에 전화하니 Allen이 전화를 받아 그에게 개의 상태가 좋지 않음을 알려주고, 기도할 줄 아냐고 물었더닌 할 줄 안단다. 그래서 하느님 뜻이라면 개를 낫게 해주세요. 열심히 기도 드리라고 부탁하고 전화를 끊었다.

 

다음 날 월요일 아침 8시 반에 출근하니 Allen 아버지가 먼저 와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인사를 서로 나누자마자 다급하게 물어보는 질문이, “해피(개이름)가 살겠어요? 죽겠어요? 다 좀 짜증이 났지만 다시 Parvo에 대해 설명을 해주고 특효약이 있는 게 아니므로 개가 치료중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 뒤, 지금으로서는 뭐라고 단정적인 답을 드릴 수 없다고 대답해 주었다. 그래도 선생님은 개들을 많이 치료해 봤으니 짐작할 게 아니냐며 Allen아버지는 살겠어요? 죽겠어요? 질문을 내게 다그치듯 되풀이했다.

 

대학시절 긴 방학동안 친구들과 어울려 술 퍼마시고 젓가락 두들길 시간에 계룡산에 들어가 점치는거나배워둘 걸 그랬나보다 내심 후회하며, “내가 미아리 쪽집게 도사도 아닌데 어떻게 해피의 생사를 딱 알아맞추겠습니까?”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 오는 걸 참고, 최선을 다해 며칠 치료를 더해 보며 하느님의 응답을기다려보자고 달래는 듯이 말했다. 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Allen 아버지는 사실 어제 선생님께서 집에 전화하여 Allen에게 기도를 당부해, 자기들은 이젠 개가 살아날 가망이 없어 죽으면 좋은 데로나 가라고 극락왕생 기도하라는 줄 알았단다. 그래서 집은 애들이 울어 초상집이 되었고 Allen 엄마는 어제부터 금식기도를 계속할 작정이란다.

 

하느님께서 남편과 함께 장사 다니고 집안 일하랴 피곤한 몸을 이끌고 금식기도까지 하는 Allen 어머니의정성을 갸륵하게 여기셨나보다. 해피는 금식기도 3일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Allen아버지는 그후에도 매주 월요일마다 고물 Van을 몰고와 치료비 잔액을 40-50불씩 지불해 나가다 요즘 3주간 오지 않고 있다. Swapmeet에서 장사하는 성당 교우 말을 들으니 요새 Swapmeet 경기가 말이아니라고 한다. 아무쪼록 경기가 빨리 풀려 Allen 아버지의 “난닝구들”이 불티 날리듯 잘 팔려 나가기를 바랄 뿐이다.

ECFVG에 관한 최근안내

재미한인수의사회 회보 1994. 4.20. 제 26권 제 1호 8면

 

미국에서 수의사로서 일을 할려면 미국에 있는 수의과대학이나 미국 수의사 협회에서 인정하고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각 State에서 요구하는 State Board Examination을 거쳐서 면허를 취득해야 하는데, 한국에서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은 미국수의사 협회에서 요구하는 ECFVG Program을 이수한 연후에 State Board Examination을 응시할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재미한인수의사회 ECFVG 강사로 수고하시는 백형진 회원은 한국에서 공부한 미국수의사 지망생을 위하여 다음의 안내문을 작성하였습니다.

 

ECFVG PROGRAM의 개요

 

1. A.V.M.A.에의 등록 :
A.V.M.A.(708-925-8070)에 전화하여 Information 및 Application을 요구한 후, 등록에 필요한 제반서류를 구비하여 소정의 등록비와 함께 우송한다. 이 등록은 ECFVG Certificate를 받을 때까지 매 2년마다 소정의 갱신요금을 지불하고 갱신하여야 한다.

 

2. State of California Department of Consumer Affairs ( Board of Examiners in Veterinary Medicine)에의 등록 :
상기의 Board(916-920-762)에 전화하여 Information 및 Application을 요구한 후, 등록에 필요한 제반서류를 구비하여 소정의 등록비와 함께 우송한다. NBE, CCT 그리고 State Board를 치르기 위한 이 등록은 시험날짜보다 2개월 앞서 보내야 한다.

 

3. ECFVGC ertificate를 받기까지 치뤄야 할 시험 및 과정 :
1) NBE : 절대평가로 채점되며(800점만점) 합격점수는 425점이다.
2) CCT : 절대평가로 채점되며(800점 만점) 합격점수는 425점이다.
3) TOEFL : (1) TOEFL : Listening 60점(93%) 이상을 포함하여 550점 이상
(2) TWE : 6.0만점에서 4.0 이상
(3) TSE-P : 300점 만점에서 200점 이상(각 3항목 즉, Pronounciation, Grammer,
그리고 Fluency 항목에서 모두 1.5 채점기준 이상)

 

* 상기의 1), 2), 3)은 순서에 관계없으며 어떤 시험이던지 먼저 A.V.M.A.에 처음으로 보고된 날짜부터 환산하여 면허를 얻기까지 63개월을 초과해서는 안된다. 만일 63개월이 초과되었을 경우에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4) Internship 과정 또는 CPE

 

A.V.M.A.에서 지정하는 대학교에 가서 소정의 기간동안(약 1년) Internship과정을 거쳐야 한다. 만일 이 과정을 이수하고 싶지 않을 경우에는 CPE(실기시험)를 치를 수 있다. (1년에 5회의 기회가 있음)

 

* 상기의 과정을 모두 이수했을 경우 A.V.M.A.로부터 ECFVG Chertificate가 발급되며, 이것으로 각자 Practice를 원하는 주에 가서 State Board Exam.을 칠 수 있다. (몇 개의 주는 State Board Exam.없이 ECFVG Chertificate만을 가지고 면허를 취득할 수 있다.)

"Dear Winston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재미한인수의사회 회보 1994. 4.20. 제 26권 제 1호 11-12면

 

살다보면 우리가 일을 할 때 어떤 것은 계획대로 잘 되어가고 어떤 일은 예기치 않은 일로 우리의 계획이엉망이 되기도 한다.

 

1993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라 Business가 매우 한가하다. 집에서 저녁에 교회모임이 있어서 일찍 끝내고 집으로집으로 가서 준비하는 손길을 돕기로 했다. 한가한 오전을 보내고 집에 가서 쉬고 오면서 일찍 문닫고 가야지 하고 Office로 향했다. 4시 쯤 집에 갈려고 하는데 손님이 Pet을 데리고 왔다. 왔으니 가라고 할 수는 없고,검사하기로 하고 손님의 얘기를 들어보니 Not eating well Urinary incontinence, Listless, not active, vomiting 한다고 한다.

 

Exam을 하니 T=101, 13 Lbs, Shih Tzu, Ilyrs old, Male mnipink, extended bladder(Big Grape Fruit Size)Bladder stone 또는 Urethra stone으로 Obstruction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고 수술을 해야 될 것이라고 얘기하니손님은 돈이 없고 하니 수술없이 하는 방법이 없겠느냐고 묻는다.

 

일단 엑스레이를 찍고 나서 stone이 있으면 수술하고 없으면 다행이니 그때가서 결정하라고 하니 승낙한다. 엑스레이를 찍고 보니 4-5mm size의 조그만 모래같은 것이 Bladder에 많이 있고 요도 중간중간에 박혀 있는것이 보인다. 손님에게 전화로 전하고 수술비용을 얘기하니 안락사 시킬까 수술할까 망설인다.

 

몇분 후 전화로 수술을 결정했으니 하라고 한다. 크리스마스이브라 Lab이 일을 안한다. 다행히 Vet. test machine이 있어서 Chemistry를 하니 Bun : 109.2(5-23) Creat : 5.24(0.4-1.50) Glucose : 37.3(59-121)Alk phos : 541(0-300) 25% Dextres + 0.45 Nacl로 I.V. fluid를 주고 마취 후 Urinary Catheter를 넣는데 잘 들어가지 않는다. (Urinary Catheterization) Back flush를 하면서 간신히 들어갔다. Urine을 제거 후 Cystotomy를 하니 굵은 모래알, 잔모래 같은 것이 많이 나온다. U. Catheter를 뒤로 빼면서 flush를 하니 계속 stone이 나온다. flush하는 중에 6-7개의 stone이 더 나온다. Penis까지 빼면서 flush후 다시 U. Catheter를 넣으려고 하는데 중간쯤에서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다. 다른 U. Catheter로 Bladder에서 넣어보니 중간지점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다. 위아래 U. Catheter가 1.5cm정도 겹친다. stone이 있나 하고 그 부분 피부만 째고 밑으로 만져보니 없는 것 같다. U. Catheter를 넣으려고 한참을 헤매다가 bladder를 넣고 짜보니 Urine이 나온다. 어느덧 저녁 8시이다. 일찍 끝내려고 한 것이 수술을 깨끗한 마음으로 끝내지 못하고 마무리졌다. 수술 후 손님에게 수술과정과 문제점을 얘기하고 집으로 갔다. 집에는 손님들이 벌써 많이 와 계신다.

 

다음날 아침(12월 25일) 아무래도 기분이 꺼림직하고 해서 아침 6시 30분에 아내를 깨워서 병원으로 와보니 개는 아직도 살아 있지만 오즘을 제대로 누지 못해서 배가 부르고 licking이 되고 엉망이다. 재수술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산소탱크를 점검해보니 지난 밤에 잠그지 않아서 다 날아가고 없다. oxygen없이 어떻게 장시간 수술을 하나 생각하니 막막하다. 궁하면 통한다고 한참을 망설이다가 염치불구하고 즐거운 크리스마스 아침잠에 들고 있을 Dr. 유한택 선배의 단잠을 깨우는 수밖엔 없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아무도 받지 않는다 생각하니 이번에는 정말로 더 막막하다. 혹시나 하고 다시 전화를 거니 불통이다. 4번째 전화를 거니 유선배가 받으신다. ” 휴, 이제는 살았구나.”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사정을 얘기하니 oxygen company에 전화를 해보라 하신다. Emergency일을 그들이 할 지도 모르니까.

 

전화를 거니 Answering Machine만 돌아가면서 Message나 남겨 놓으라고 한다. 다시 유선배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얘기하고 형님병원에서 수술하고자 하니 흔쾌히 응해 주신다. 얼마나 감사한지! 선배님의 도움이 우리 부부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었다. 산소가 있고 수의사들이 수술할 것이니 잘 되리라는 생각이지만 개의 상태가 안좋아진다. 아내는 개를 안고 우리는 유선배 병원으로 갔다. 재수술하기 전 Hypaque를 넣고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요도 중간지점에 1.5cm가량의 액이 사방으로 펴진 것 같이 보인다. stone은 없는데 요도가 rupture된것 같다. 그곳을 open하니 1.5cm가량의 요도가 rupture되었고 주변 조직이 새까맣게 Necrosis가 되었다. U. Catheterization을 하기 위하여 Rubber Catheter를 넣고 수술을 잘 끝냈지만 개의 상태는 매우 안좋다. mn : very pale, 맥박이 약하다. 수술이 끝나고 보니 어느덧 오전 11시이다.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의 탄생일에 즐거운 휴식시간을 뺏어서 미안하다고 유선배에게 말하니 이것이 얼마나 보람있는 일이냐고 말씀하시니 나의 마음이 덜 부담스러웠다. 한편으로는 짜증스럽고 싫은 일이지마 우리가 즐거운 마음으로 할 때 얼마나 좋은 일인가. 크리스마스날에 미천한 동물이지만 하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생각하니 임상수의사로서 긍지를 느낀다.

 

나의 병원으로 와서 손님에게 그동안의 상태와 재수술과정, 요도가 유착될 가능성에 대해서 설명하니 손님이 놀라면서 반갑게 맞는다. 매우 감사하다면서 그렇게 헌신적인 수의사는 내 평생에 보지 못했다면서 칭찬이 대단하다. 듣기에 나쁘지는 않지만 말이 번지르 하니,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약간의 여운이 남는다.

 

집에서 아침겸 점심을 먹고 나니 매우 피곤하다. 낮잠을 자고 나니 피로가 약간은 가신다. San Diego에서 개최되는 재미한인 수의사총회에 아내과 단둘이 가기로 오래전부터 작정하고 오랜만에 부부만의 즐거운 허니문을 가지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그러나 어제저녁과 오늘아침에 걸친 두 번의 수술은 나를 피곤하게 했다.집에서 쉬기로 생각하니 약간은 섭섭한 생각이 든다.

 

저녁에 병원에 가보니 개는 mn : pale, 아직도 누워 있고 숨은 약하게 쉬고 있다. I.V. fluid를 계속 주고 Baytril을 주사했다. 매우 critical condition이라고 손님에게 알렸다.,

 

다음 날 일요일 아침에 가보니 약간 회복이 되는 것 같다. mn이 pale하지만 어제보다는 낫다. 아침저녁으로 점검하고 손님에게 두 번 전화를 했다. 일요일이라 교회가서 의사에게 사람의 경우 U. Catheter를 얼마나 꼽아 두냐고 물으니 어떤 경우는 일년도 간다고 한다.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flush를 자주하고 뺄 때는 Bladder Control운동을 시킨다고 한다. Necrosis된 부위가 유착된 가능성이 높고 해서 Dr. 하병래 선배님에게 여쭈어 보니 prednisone을 같이 써보고 2주 후에 빼보라 하신다. 월요일이 되니 약간 머리를 들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Diet A/D를 주니 약간 먹는다. I.V. fluid와 항생제 Baytril을 매일 주었다.

 

12월 27일이 되니 서기 시작한다. Bladder에서도 아직도 혈액이 나온다. Urine test 결과는 S.G : 1.016,pH : 8.5, Protein : 2+Occult, Blood : 3+, WBC : 80-100, Sperm : 1+, Bacteria : Gram(+) Cocci 2+, Calculi analysis : Phosphorous, magnesium, NM4이다.

 

12월 28일에 Vet test machine으로 BUN, Glucose, creatine을 검사하니 정상이다. 며칠 지나자 잘 먹기 시작해서K-9 S/D를 주었다. 매우 active하고 barking하기 시작한다. 새해(1994년 1월 1일)에도 가보니 매우 양호하다. 매일 저녁마다 손님에게 경과를 전해주니 매우 기뻐한다. 이상하게도 한 번도 개를 보러오지 않는다. 수술 후 12일째 되는 날에 U. Catheter를 뺐다. 처음에는 Urine을 조금씩 자주 눈다. 둘째날은 조금 낫다.

 

수술 후 15일째 되는 날 I.V. fluid를 제거하고 관찰하니 Urine을 배설하는 것이 정상은 아니지만 나아진다. Bath를 시켜서 깨끗하게 해 놓고 손님에게 개를 데려가라고 하니 저녁늦게 나타난다. 사실 15일 동안 손님이 한 번도 개를 보러 오지 않아서 은근히 걱정이 되기는 했다. 왜 오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개가 자기를 보면 너무 hyperactivity해서 떼어놓기가 힘들고 해서 오지 않았다고 한다. 미국손님치고는 특이하다는 생각이 든다.

 

수술비와 치료비 청구서를 보니 꽤 많다. 처음에 조금 Deposit을 했지만 balance가 아직도 많다. 반은 Postdated Check(3개월)으로 받고 반은 나중에 주겠다고 굳게 약속(?)을 해서 믿고 보냈다. Baytril, prednisone, K-9 S/D를 주어서 보냈다. 다음주에 Rechech하기로 했다. 개는 주인을 보자 반가워서 강아지처럼 펄펄 난다. Rechech를 하러 오지 않아서 전화를 하니 오줌은 잘 누고 먹기도 잘하고 잘 논다면서 기뻐해 한다. 한달뒤에 전화하니 개는 매우 건강하다고 한다. 손님도 매우 기뻐한다.

 

아직도 Necrosis된 부위가 유착된 가능성이 있겠지만 두고 보아야겠다. 간단하게 생각했던 수술을 근 2주간지켜보면서 여러 가지를 배웠다.

 

연말연시를 맞아 뜻있는 시간을 보냈고 임상수의사로서 한 생명을 정상으로 돌려 놓았다는 긍지를 갖게 되니,Bill은 어찌될 지 모르지만, 마음은 기쁘다. 크리스마스날에 그것도 새벽부터 성가시게 했지만 고맙게 잘 도와주신 Dr.유선배님께 지면을 통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서로 가까이 있으니 선후배로서, 동료수의사로서 많은 도움을 주고 받는다. 같은 한국인의 수의사로서 어려운 일에 서로돕고 인간적인 교류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나에게는 큰 도움이요, 또한 나의 인생의 복이라고 생각한다.

 

조만간 다시 Winston(개의 이름) 을 보기 바라며… (Client가 Winston을 데리고 언제 나타날런지는 의심스럽지만?) 1994년에도 Dear Winston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

 

From Dr. Shin

Doctor of Veterinary Medicine(D.V.M.)

재미한인수의사회 회보 1994. 12.15. 제 28권 제 3호 5, 8면

 

글을 쓰는데는 제목이 필요하니 막연하게 D.V.M.이라고 붙여보았다. 필자는 D.V.M.대학을 졸업한 후, 일생동안 외도하지 않고 D.V.M.으로 활동하다가 죽을 것이니 D.V.M.의 생애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D.V.M.과는 숙명적인 인과관계가 있다. 긴 세월을 일하는 동안 서류에 싸인 때가 많았다. 그러나 말년에 의과대학에 근무할 때처럼 D.V.M.의 권위를 인정받았을 때가 별로 없었다. 미국의 법적 규제, 동물보호법 및 보건성 부령이 수의사의 권한을 강화하였기 때문이다. 동물시험의 Protocol에는 수의사의 결재가 필수적으로 되어 있다. M.D.와 Ph.D.가 가장 많은 곳이 의과대학이다. 이 사람들이 주로 동물실험을 한다. 연구비를 많이 받은 사람들이 높은 권한도 행사한다.

 

실험 도중에도 항시 D.V.M.인 필자에게 지시나 감독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사람들이 필자한테 청탁을 많이 한다. 그러니 나를 보면 항상 저쪽에서 먼저 인사를 한다. 이 때마다 D.V.M.으로서의 Pride를 느끼게 된다. 인사하면서 속으로는 불쾌할 지는 모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공손하다. 그래서 필자도 기분이 나쁠 리는 없다. 이러한 관계로 D.V.M., M.D., Ph.D. 등과 연결하여, 우리가 매일 쓰는 Doctor라는 칭호를 한 번 생각하여 본다. 미국처럼 Doctor의 종류가 많은 나라도 드물 것이다. 첫째로 Doctor of Veterinary Medicine을 위시하여 Medical Doctor, Doctor of Dental Medicine, Doctor of Osteopathy, Doctor of Podiatry, Doctor of Optometry, Doctor of Philosophy, Doctor of Juris 등 이외에도 수없이 많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Doctor가 많은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서양에서 Doctor는 항상 존경받는 지도층이다. 따라서 Doctor는 존칭일 것이다. 1세기 전부터 미국에 이민을 많이 왔다.몸은 비록 미국에 왔지만 생각과 생활양식은 변하지 않았다. 우리도 미국에서 오래 살고 있지만 생각은 아직도 한국적이다. 따라서 Doctor라는 칭호를 가진 직업인은 존경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을 것이다.

 

Webster사전에 Doctor는 Specializing in Healing art ; esp ; A Physician, Surgeon, Dentist, Vetinarian으로 한정되어 있다. 한국을 한 번 생각해 보자. 이조시대는 의원 또는 의생이라고 칭하였다. 이조시대는 양반을 주축으로 한 계급사회였다. 의원은 양반도 상인도 아닌 중인계급이었다. 서양의 Doctor하고는 거리가 먼 계층이었다.그러나 일제시대에는 일제의 관료계급사회의 영향을 받아 말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언어는 산 생물처와 같이 시대와 장소에 따라 변화하게 된다. 또한 사, 원, 수와 같이 직급에 따라 대우에도 차이가 있었다. 기사는 3급, 고급공무원, 기사는 4급, (주사급) 기원은 5급 수 고용원급, 이조시대의 의원이 일제시대에 와서 의사로 칭하게 된 것은 일계층 승격한 것이 된다.

 

양의사, 한의사, 수의사, 치과의사, 교사, 목사 등 한국말 사전에 의하면 사는 그 일에 숙달하거니 전문적인 사람이라고 하였다. Doctor는 Learned or Authoritative Teacher라고 하였다. 이와같은 해석으로 보면 사보다는 Doctor가 더 존경받는 칭호가 된다. 우리는 미국에 와서 살다보니 Doctor라는 칭호를 받게 되었으니 한국보다는 출세한 (?) 격이 된다. 그러면 한국에서의 Doctor라는 칭호를 한 번 생각해 보자. 한국에서 Doctor라고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게 된 것은 6.25 사변 후부터일 것이다. 전쟁으로 인한 사회적인 혼란 뿐만 아니라 언어의 혼란기이기도 하였다. 많은 미국의 진주에 따라 Broken English가 범람하던 시대이기도 하다. House Boy가 영어를 잘 한다는 말을 듣고 미군을 상대로 하는 직업 여성을 통역하던 시절이었다. 이때부터 Dr. Mr. Miss, Madam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하였다. 한국에는 위와같은 존경의 말이 미국과는 달리 정반대의 입장에서 사용된다. 한국에서 Dr. 김이라고 부르면 미국에서 부르는 Dr. Kim하고 많은 차이가 있다. 한국에서 Dr. 김이라고 불리울 때는 연하이거나 직급이 낮을 때에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존대는 되지 못한다. 존대를 할려면 의사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한다. 이러한 생각이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미국에서 손 아래사람이 필자에게 Dr. Oh라고 부르면 불쾌하다. 그런데 미국사람이 Dr. Oh라고 부르면 당연한 칭호라고 받아들인다. 한국에서 Dr.의 칭호는 선생과 군의 중간쯤에 해당할 것이다. 이것이 언어의 이중성인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Mr.는 Mr. President를 위시하여 대단한 존칭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윗사람에게 Mr. 김이라고 부르면 윗사람을 심히 불쾌하게 한다. 한국에서 손 아래 사람에게 Mr.라고 부른다. 한국에서 Mr.는 군 정도일 것이다. Madam은 영어사전에 의하면 A form of respectful or polite address to a woman으로 되어 있다. 미국에서 Madam은 Mr.와 같은 존칭이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Madam은 년령이 많은 하류 직업여성을 말한다.만일 가정부인에게 매담이라고 부르면 크게 실례가 된다. 사에 대한 것도 한 번 생각하여 보자. 한자문화의 ‘사’는 편리한 문자이다. ‘사’에다 한자 하나만 더 붙이면 새로운 명사가 된다. 의사, 수의사, 치과의사 등 그러나 영어에는 Phsician, Veterinarian, Dentist와같이 고유의 말이 있다. 한문을 영어로 직역하면 Human Doctor, Animal Doctor, Teeth Doctor가 된다. 영어를 잘한다(?)는 한국사람은 한문식으로 Doctor앞에 말 하나만 더 첨가하면 영어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유식(?)하다는 한국의사가 필자를 미국사람에게 소개할 때에 Animal Doctor라고 소개하면 필자는 웃으면서 Veterinarian이라고 시정하여 준다.

 

우리 한국 수의사의 명칭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원–> 사 –>Doctor로 발전적인 변화의 과정을 밟아 왔으니 다행이다. 우리는 Doctor라는 자부심으로 존경받는 생활을 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 D.V.M.은 수많은 Doctor 중에서도 The doctor of doctor이다. 옛말에 양반은 죽어도 개헤엄은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목전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수의사로서 품위에 손상이 되는 일을 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리 한국 D.V.M.은 공동체 운명에 있다는 것도 항상 명심하여 미국사회에서 지위향상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오연각)